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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게임이야기

붉은사막 150시간 후기, 나름의 평가

by Jadel 2026.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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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의 RPG온라인 게임은 과도기에 있다
한 때 전성기를 누린 MMORPG라는 플랫폼은 쇠퇴의 길에 접어들고있고
모바일게임 또한 2010년대에 게임시장의 대세로 주류를 이루는 듯 했으나
2020년 코로나시절 피크를 찍은후 기대에 부합하지않는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더이상 리니지라이크나, 전통의 krpg는 대장급 게임 몇개를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다


그 시장의 과도기속 변화에 나름 적응하려 노력한 결과물이 붉은사막이다
아마도 결단을 내린 의사결정자는 피의 거짓, 스텔라블레이드같은 게임이 보여준
콘솔게임시장의 가능성을 보았을것이라 유추해본다

 

리스크를 감수한 나름의 도전은 어느정도 결과를 냈다
600만장 판매와 더불어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DLC까지도 지속적으로 개발중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게임을 참 아쉽다고 평할수밖에 없는데, 이유를 이제부터 풀어나가보려 한다

 

 

출시 직후 쏟아진 악평과 메타 78점



나는 현물재화에서도 얼리어댑터가 되기 싫어하는 타입이다
특히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회사의 규모가 작으면
애프터서비스를 부실하게받을 확률이 높다는것을,
회사의 마루타가 되는걸 돈내고 직접 자원해야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 게임은 얼리어댑터들에게 극심한 혹평에 시달렸다
쓰잘데 없이 방대해서 갈피를 잡을수없고
안그래도 난해한 스토리의 흐름을 해치는 게임의 컨텐츠분량부터
만들다 만 게임의 시스템적인 부분
나름대로 재밌게 만들어놓고, 접근하기 불편하고 귀찮은 자잘한 컨텐츠들
인풋렉이 기본으로 탑재된것같은 조작감


무엇보다 메타 78점을 결정한 중요한 요소는 바로 스토리자체, 서사와 그 전개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콘솔게임에서 스토리가 부실하다는것은 게임의 전체를 관통하는 심각한 감점요소다



2025년 11월, 무너져가는 엔씨의 회심작 아이온2가 나왔고
다수유저인 KRPG의 귀재들은 항상 그렇듯 사다리를 누가 더 빨리오르는지에 혈안이었다
게임사도 이걸 아니까 스토리에 힘을 주지 않는다
좀 더 나은 경험을 위해, 이용자의 니즈에 포커스를 맞추는것이다
KRPG유저의 니즈는 절대 충족되지않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이긴하다



붉은사막의 스토리라인을 진행하며 느낀건 콘솔게임이 보여주던
그들만의 문법으로 풀어나가는 짜임새와 완성도를 잡은 스토리라기보다는
아이온2의 스토리가 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얼른 끝내고 다른거 해"라고 등떠미는 듯한..
콘솔게임 출시를 위해 몸을 비틀어봤지만
이미 완성된 뼈대를 무너뜨릴순 없던 개발진의 불가항력이라고 한다면 어쩔수 없는것일까

 

 

가장 아쉬운점: 급박함이 느껴지는 마감 퀄리티



붉은사막의 개발타임라인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못해도 2년은 미뤄진 게임이라고 들었다
개발자들도 시간에 쫓긴 것이다.
나름의 탐험과 성장의 재미를 느끼며 게임을 진행하다가
후반부의 퀄리티에 상당한 실망감을 느꼈다는 여론이 주류이고, 나 또한 그러하다

 

급한 마감에 나름의 사정은 있다
PC 다중접속 온라인게임에서 콘솔게임으로 촉박하게 추진한 체질개선이나
레벨디자인, 그래픽, 컨셉아트파트의 진행도대비 컨텐츠, 스토리팀의 불균형
투자회수에 급급한 자본가들의 불안감에 따른 외부압력
소문으로 퍼져나가는 알 수 없는 회사의 내부사정까지..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내가 무슨말을 할 것인지 감이 올거다
소비자에게 동정과 자선을 바라면 안되는것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이들이 더 잘 알것이다

 

여러 인간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 평가를 내렸을 때
게임의 마감퀄리티는 내가 해왔던 어떤 게임보다 극단적으로 부실함이 느껴진다
인간적인 감정을 한스푼 넣어보자면, 화가 나는 수준이다

 

단적인 예로 이 게임의 이름이 붉은사막이지만
붉은사막에서 진행되는 메인퀘스트는 단 한개다.
그 마저도 처음과 끝이 이어지는 형식이 아닌 한 퀘스트내에서 일부파트를 수행 후 이동하는
단발성 서브퀘스트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퀄리티이다


게임의 에필로그에서 클리프를 구해준 지도제작자가
붉은사막에 대해 거창한 의미부여를 했을 때, 전혀 공감할 수가 없었다
나는 붉은사막에 머무른 시간이 단 2시간도 안되기 때문이다



붉은사막이라는 최종장 지역에 진입하기 전부터 사태는 예견되었다
마치 엔딩의 분기를 결정할것처럼 선택권을 주는 오크마을과 기계마을에서는
메인퀘스트가 아무런 서사없는 뺑뺑이전투 섬멸전이 전부다
심지어 선형적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두고 어디를 먼저가냐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뒤집혀버린다
후속패치로 선택형 진행이 들어왔다고 들었기에 장담하건데
이건 스토리담당과 패치담당이 전혀 다른 사람인것이 분명하다
자신들이 만든 게임의 내용도 담당이 다르다보니, 전개자체가 어긋나는것이다

 

 
여기서 느끼는 지루함과 마무리를위한 급전개
짜임새없이 허울만 높은 평점을 기록한 콘솔게임들의 분기방식을 따라하려한 진행
그 자체로 내가 이 게임의 혹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PG 고유의 재미까지 훼손한것은 아니다

 

주관적으로만 보자면 후반부의 충격에서 게임이 전체적으로 평가절하된것이지만
통계적으로 놓고본다면 나는 적어도 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적어도 70%의 시간에는 재미는 느꼈다고 장담할 수 있다

 

수집과 성장, 탐험이라는 고유의 가치만큼은 잘 녹여낸 게임이다
이 부분이 바로 메타크리틱 점수가 80점근처 가깝게 유지시켜준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특히 펄어비스만의 엔진의 불편한 조작감을 감수할만한 놀라운 디자인과
그 풍경들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과연 진일보 된 신작게임이 맞구나싶은 감동을 줄 때도 분명 있었다

 

몰입하게 만드는 게임의 재미는 분명히 있다
그렇지 않다면 150시간이라는 플레이시간을 만들진 않았을 것이다

 

 

너무 아무것도 없기에, 기대 할 여지는 있다



앞선 언급에서 다중접속RPG게임으로의 뼈대를 크게 쌓아올린탓에
어느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게임전체를 뒤엎기는 불가항력이라 했다



붉은사막은 사실상 데메니스 이후 "무의 상태"이다
큰 줄기와 스토리짜임이 없는 델레시아
서브퀘 몇개만 흩뿌려놓은 붉은사막과
아무것도없이 에필로그로 가볼수있는 바르니아가 그 방증이다

 

이미 만들어진 본편게임을 DLC를 통해 살을덧대고
마치 미완성게임을 유저들에게 돈받고 팔며 완성형으로 나아가는것이
콘솔게임계에서 이단아이며 전례없던 일로 질책받을 수 있다

 

이것이 게임의 엔진버그와 크래시같은 문제에서 초기혹평을 받은
사이버펑크2077과 다른식의 내러티브적 문제점이기에
지속개선패치와 DLC하나로 평가를 뒤집기는 어려운것도 맞다

 

 

600만장 판매라는 실적으로 회사는 회생의 깃발을 잡아냈다
다시 한 번 도약할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결점을 인정하고 그 이단아를 자처한다면 그것자체로 이목이 집중될 게임이다
적당히 봉합하고 차기작에 역량을 집중하는것조차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붉은사막은 내게 아쉬운게임이지만
펄어비스의 행보는 내가 가질 관심사에 한동안 자리잡고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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