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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

중세배경 명작영화 : 킹덤 오브 헤븐

by Jadel 201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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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4년 전 영화이지만 정말 잘 만들었다

예전에도 두세번 본 적 있지만
그 때 당시 느꼈던건 전쟁영화치고 꽤나 볼만하네 정도였다면

지금 다시보는 감독판의 킹덤 오브 헤븐은
열 번을 돌려봐도 정말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2005년에 개봉한 당시 극장판으로 137분짜리 영화였고
감독판은 무려 190분 가까이 되는 분량이니
극장판에선 본영화에서 드라마 한편분량을 통으로 드러내버린거다

그리고 그렇게 통 편집을 해버린 결과
제작비는 건져냈지만 관람객과 전문가의 비판과 혹평..

전 세계적으로 대흥행에는 실패한 영화지만
스콧감독이 감독판 개봉을 강행했다면
영화역사에 남을 명작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영화는 1184년 프랑스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는 1차 십자군 원정을 통해 유럽이 예루살렘을 정복 한 후 100년이 지난 상황


초반부에 나오는 중세유럽의 시대적 생활모습들을
디테일하게 잘 구현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고프리영주의 병사로 나오는 게르만 용병이
밥을 먹다가 지 머리카락으로 입을 닦는 장면..

이거 말고도 일행이 하류에서 물을뜨는데
상류에서 오줌을 쏴갈긴다던가

신이 내린 음식들을 감히 쇠붙이로 먹을수 없다!
해서 손으로 음식을 퍼 먹는다던가

중세의 위생관념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이 배우 어디선가 본듯 익숙하다 싶었는데 아는 사람은 알고있는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제이미 라니스터가 고프리영주의 조카로 열연한다

영화 초반의 줄거리를 간단히 얘기하자면
예루살렘의 고프리영주는 아들이 없어서
사생아인 발리안을 찾아와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려는 상황

발리안은 처음엔 안가겠다고 뻐팅기다가
이내 아내도 잃고, 아이도 잃은 현실에
안그래도 빡쳐있는데 자꾸 신경긁는 동생의 깐족임을 참지 못하고
배에 꼬챙이를 꽂아 통구이로 만들어 죽여버린 후 탈주한다




" 발리안을 넘기시죠 삼촌. 그 자식은 자기형제이자 신부인 남자를 죽였습니다 "


하나뿐인 아들을 넘겨줄리 없는 고프리는
살인마 발리안을 찾아온 조카를 반 협박으로 쫓아내버리고

제이미 라니스터는 꼬리를 내리는 척 물러서는 액션을 취하지만
미리 배치해놓은 궁수들로 삼촌의 뒷통수친다

" 내 동생이 아들하나는 정말 잘키웠구나!!! "
결국 뚝배기엔딩으로 끝나는 제이미 라니스터

2005년이면 꽤나 오래전이라 젊은 제이미 라니스터를 볼 수 있다
분량이 짧아서 그저 아쉬울 따름


그렇게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중 만나는
순례자 캠프에서 교황의 말을 전하는 신부

" 이교도를 죽이는건 신의 뜻이며 천국으로 가는 길이다 "

광기가 물든 눈알을 부라리며 이렇게 말하는데
종교적 갈등이 극에 치닫고 교황의 권위가 정점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저 때가 아마 카노사의 굴욕이있던 시기 다음이던가..



사실 저게 표면적으로는 종교적 이유에서의 십자군원정이지만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세 유럽이 중앙집권화가 안되어있어서
봉건영주끼리 니가잘났네 내가잘났네하며 심심하면 치고받고
흉작과 기근덕에 농사보다 약탈로 먹고살며
앞서 장면에서도 나오듯 위생상태도 영 엉망이고 아무튼
암흑시대답게 막장이었던 터라

이대로는 안되겠다싶어 권력을 하나로 집중하고 질서를 바로잡기위해
십자군을 명목으로 정치적 규합을 도모했다는 설도 충분히 설득력있다


아니면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를 존나 부자로 만들고 싶었다던가..


엄청난 규모의 순례자와 십자군
그리고 중동의 무역항을 얻은 덕에 
이탈리아의 항구들은 역대급으로 부유해지고
후에 14세기 후반 시작되는 르네상스의 기틀을 다지게 되는데
교황이 있는 로마가 바로 이 이탈리아의 도시다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사태가 발생하면
이렇게 꼭 반사효과로 수혜를 입는 도시들이나 나라가 생겨나기 때문에
전쟁의 역사는 돈의 역사라는 말이 딱 들어맞게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 전
" 예루살렘의 평화는 1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찾아오지 않고 있다 "
라고 하는데, 지금도 중동 국가들의 분쟁으로
무기상이나 여러 국가들이 간접적 이득을 보고 있다

남이야 전쟁을 하건말건 일단 내 일이 아니고
자기들은 어쨌든 그거로 이득을 보니 알게모르게 분탕을 치는 경우도 있을테고..
하여간 인간의 탐욕이 없었다면 문명의 발전도 없었겠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수십억이 넘는 인류가 희생되어왔으니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다시 줄거리로 돌아와서
골고다 언덕에 올라가 다음날이 될 때까지 사색을 하는 발리안
신의 목소리를 들을거라 생각하지만 어림도 없다

허탈함에 빠진 발리안은 이탈리아까지 여정을 함께한
구호기사단 동료를 맞이해 고민을 털어놓는데


" 신의 뜻은 여기와, 여기에 깃들어 있지 "

자기 주관을 갖고 옳은 행동을 하는게
신이 바라는 일이라고 조언하는 기사


" 왕이 시켰다, 누가 시켰다해서 한 행동은 신앞에서 변명에 불과해 "


예루살렘의 국왕 보두앵4세를 알현할 때도
발리안은 오직 자신의 주관을 가지라는 조언을 듣게된다

이 영화가 찬사를 받은 이유중 하나가 바로 감독의 메시지인데
영화에 전반적으로 종교상의 이유로 강요받은 신념, 선택이나
나아가서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악행을 부정적으로보고

오직 자신의 양심에 의해서 행동할 것을 강조하는게 그 내용이다


 

 

정리하자면 킹덤오브 헤븐은

시대적 디테일을 잘 살려 연출했다는 것
맹목적 종교관보다 주관과 양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화의 메시지
흥미로운 소재들로 잘 재구성한 역사적 사실들

개인적으로 이 세가지 요소들 덕에
여러번 봐도 잘 만든 명작 시대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등장인물이 역사적 사실과 잘 드러맞지 않는
역사왜곡 및 고증오류가 있다는 평이 있기 때문에
역사에 빠삭한 사람들은 조금 불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반드시 190분짜리 감독판으로 봐야한다!!

 

 

 

 

 

마지막에 사자심왕 리처드1세가 프랑스를 찾아와
십자군 3차 원정을 나서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장면만 보면 후속작이 조금이나마 기대되는게 없지않아 있지만

예루살렘은 1000년이 지나도 평화가 찾아오지 않고
킹덤오브헤븐은 14년이 지나도 2편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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